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바다의 경고 – 해양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by 팩트수집가 2025. 7. 28.

바다의 경고 – 해양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구의 기후 위기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는 흔히 공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구 대기의 약 30%는 바다에 흡수되고 있으며, 이것이 바다의 산성을 높이고 해양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해양 산성화(ocean acidification)’는 단순한 환경 변화가 아닌, 전 세계 바다에 퍼진 조용한 위협이며, 이는 산호초의 붕괴, 어패류 생존 위협, 수산업 기반의 지역사회까지 위태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다의 경고 – 해양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바다의 경고 – 해양 산성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해양 산성화란 무엇인가?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과정과 그 화학적 변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만 머물지 않고 바다와 끊임없이 교환됩니다.

 

공기 중 CO₂가 증가하면 그 일부가 해수에 녹아들고, 물과 반응해 탄산(H₂CO₃)을 형성합니다. 탄산은 다시 수소이온(H⁺)과 중탄산이온(HCO₃⁻)으로 분해되며, 이 수소이온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바닷물의 pH는 낮아지고 산성화가 진행됩니다.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CO₂ + H₂O → H₂CO₃ (탄산)

H₂CO₃ → H⁺ + HCO₃⁻ (산성화 유도)

 

pH는 단위가 1만큼만 낮아져도 수소이온 농도가 10배 증가하는 매우 민감한 지표입니다. 산업화 이전보다 해수 pH는 약 0.1 감소했지만, 이는 수소이온 농도가 약 30% 이상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작은 변화가 해양 생태계에는 매우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증가가 해양까지 확산되며 ‘보이지 않는 산성화’라는 이름으로 기후위기 이슈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양 생태계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산호초, 조개류, 먹이사슬 전반에 퍼지는 연쇄효과

산성화가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대상은 바다 속 탄산칼슘을 기반으로 한 생물들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산호초(coral reef)입니다.

산호는 탄산칼슘을 기반으로 골격을 만들고, 해수 속에서 광합성하는 조류와 공생하며 성장합니다. 그러나 바닷물이 산성화되면, 탄산칼슘 결정이 녹아내리고, 산호는 석회화 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성장 속도가 줄어들거나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산성화의 대표적 피해 생물들:

  • 산호: 성장 지연, 백화현상, 생존율 저하
  • 조개, 굴, 홍합: 껍데기 형성 실패, 유생기 생존율 감소
  • 성게, 갑각류: 외골격 형성에 문제, 개체수 감소
  • 플랑크톤: 석회질 외피를 가진 종류는 특히 민감

더 큰 문제는 이들 생물이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조개류는 해저 생태계의 청소부이며, 플랑크톤은 수많은 어류의 먹이입니다. 이들이 무너지면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 해양 포유류까지 영향을 받게 되며, 결국 생태계의 균형이 흔들립니다.

 

심해에 사는 생물들조차 이 변화를 피할 수 없습니다. 산성화는 깊은 바다에서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특히 북극과 남극 해역처럼 차가운 바다에서 생물들이 먼저 타격을 받게 됩니다.

 

바다는 곧 사람의 밥상이다

수산업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

해양 생태계의 변화는 단지 자연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식량과 생계에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조개, 굴, 전복, 성게, 새우, 게 등은 모두 산성화에 민감한 갑각류나 연체동물입니다. 특히 양식업에 의존하는 국가나 지역은 그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워싱턴주와 오리건주의 굴 양식장은 지난 10여 년간 해양 산성화로 인해 유생 생존율이 급감하며 수많은 손실을 입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동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조개류와 전복, 미역 등의 양식업이 활발한 만큼, 기후변화와 산성화에 따른 피해 가능성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또한,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어민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어획량 감소 → 가격 상승 → 소비 위축 → 산업 전반 위기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해양산성화가 가져오는 사회적 파급

  • 수산물 생산 감소
  • 어업 기반 지역경제 침체
  • 해양 관광 자원의 소실 (산호초 다이빙, 해양 생물 관찰 등)
  • 식량 안보 위기

국제사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유엔과 유네스코는 해양 산성화에 대한 실태 조사와 모니터링 체계 구축을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습니다.

 

바다가 보내는 조용한 경고를 들을 시간

해양 산성화는 기후위기와 맞물린 복합적 생태 문제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는 한, 바다는 점점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고, 더 많은 생물들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우리는 ‘바다는 넓고 깊어서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화석연료,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결국 바닷속 생태계를 위협하고, 이는 다시 인간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온실가스 감축 노력, 친환경 소비 실천은 모두 바다를 살리는 길입니다. 바다는 말이 없지만, 그 안에서는 수많은 생물과 생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그 조용한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