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란 무엇인가 – 왜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큰 피해를 입는가?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만, 그 피해는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한 나라일수록 더 큰 타격을 입고,
기후위기를 만든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있습니다.
이 불균형을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기후정의(Climate Justice)’입니다.
기후정의는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닌 사회 정의, 경제 구조, 역사적 책임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왜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큰 피해를 입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기후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누가 더 많이 배출했고, 누가 더 피해를 입는가?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인 문제이지만, 그 책임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선진국들은 산업혁명 이후 수백 년간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왔고,
지금의 기후위기를 초래한 역사적 책임이 큽니다.
● 온실가스 배출의 불균형
전 세계 누적 CO₂ 배출량의 약 70%는 상위 20개국이 차지하며,
미국은 전 세계 배출의 약 25%를 혼자서 책임져 왔습니다.
반면, 아프리카 전체 배출량은 3% 미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역설적입니다.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배출량이 가장 적은 개발도상국과 저소득 국가들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기후재난 대응 능력이 낮음
- 농업·어업 중심 경제라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
- 의료·복지 시스템 미비로 재난 이후 회복 속도가 느림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 모잠비크, 네팔, 수단 등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거의 없지만, 매년 홍수, 가뭄, 폭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 순위에서는 상위권에 있습니다.
기후난민과 생존권 위협 – 피해는 이미 시작되었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온도 상승이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입니다.
특히 저개발 국가에서는 기후로 인한 경제·사회·보건 전반의 충격이 매우 큽니다.
● 기후난민 증가
UNHCR(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기후로 인한 이재민은 2022년 한 해에만 3,200만 명 이상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전쟁이 아닌 홍수, 폭풍, 가뭄,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해 집과 생계를 잃고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남태평양의 투발루, 키리바시, 몰디브 등 일부 국가는 국가 전체가 수몰 위기에 처해 있음.
● 생계 수단의 붕괴
농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가뭄과 기온 상승으로 작물 수확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어업에 의존하는 동남아 국가들은 해수온 상승과 산호초 파괴로 어획량이 줄고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소득 저하’가 아니라 식량 부족, 기근, 빈곤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기후위기는 단순한 날씨 변화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문제입니다.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해법 – 책임, 연대, 구조의 전환
기후정의는 단순한 동정이나 원조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과거의 책임을 인정하고, 구조를 바꾸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과정입니다.
● 역사적 책임을 반영한 기후 재정
선진국은 기후위기의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고, 개도국의 피해 회복을 지원할 재정적 의무가 있습니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총회에서 선진국은 매년 1,000억 달러의 기후기금 조성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매년 목표에 미달하고 있으며, 많은 금액이 대출 형태로 제공돼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 Loss & Damage(손실과 피해) 기금 논의
2022년 COP27에서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기금이 처음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는 개발도상국들이 이미 입은 피해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금 출처와 분배 방식은 불투명하며, 실질적인 이행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화석연료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바꾸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노동자와 취약계층을 배제하지 않는 정의로운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소득 국가에 기술 이전, 교육, 일자리 창출을 연계함으로써 ‘기후 전환’이 불평등을 심화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마무리 – 기후위기를 넘어선, 정의의 문제
기후정의는 단지 ‘환경 보호’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누가 책임이 있는가, 누가 희생되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세계를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 도전이지만, 그 해법도 단순한 기술이 아닌 책임과 연대, 정의에 기반한 전환이어야 합니다.
선진국이 과거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국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진짜 기후대응, 진짜 지속가능성이 가능해집니다.